어릴적 제가 다닌 국민학교는 꽤나 커서 정문, 후문을 제외하고 쪽문도 많았고 각 문앞에는 큰 문방구부터 구멍가게며 슈퍼가 즐비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하교길에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군것질거리 불량식품을 한주먹씩 들고 다녔죠. 물론 집에가기 전에 다 먹어 치워 엄마한테 걸리지 말아야 했지만 어디 불량식품이 호락호락 하던가~ 혓바닥 색이 변하는것 때문에 걸려서 혼나고, 그 뒤로는 혀가 변하는건 빼고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ㅎㅎ

누가 나에게 "뭘 먹고 그렇게 키가 컸니?" 라고 물으면 전 말합니다. "불량식품이요."

집앞 슈퍼에 가니 잊고지낸 불량식품을 팔고 있더군요. 그때 그 갖은 종류의 화려한 것들은 아니지만 즐겨먹던 불량식품이 있어 부끄러움을 꾹 참아내고 큰맘먹고 열개를 샀습니다. (그래봐야 천원..) 어린 동생한테 걸려서 뺏긴다면 동생한테 불량식품 먹인다고 엄마한테 헥토파스칼킥을 맞을것 같아서 눈에 안띄게 방에서 하나씩 까먹으면서 일을 했습니다.

불현듯 어릴적 방과후에 불량식품 사먹겠다고 친구들과 뛰어나가던 내 모습, 불량식품 입에 물고 학교앞 앵무새를 구경하던 내 모습(주인 몰래 쿡쿡 찌른거 미안해), 나무를 깍아 멋있는 조각을만들어 파는 할아버지 가게에 들려 사지도 않고 잔소리하고 나오던 모습, 지금은 멋있게 변했겠지만 구정물 흐르던 하천에 돌던지던 내 모습, 집에가서 가방던지고 공원으로 내달리던 내모습 등이 떠올랐습니다.

추억이라 하면 반드시 거창한것은 아니지만 단돈 백원에 - 작은 연결고리 하나에 - 무구하던 십수년 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대단한 것임엔 틀림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억의 매개체. 잘 안보이지만 웃는 얼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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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eoj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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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홍홍 2008/04/28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치사하게 혼자 먹냐~
    나도 줘~ㅋ

  2. Favicon of http://dang2ya.tistory.com BlogIcon 당이 2008/04/28 1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불량식품 많이 사먹었었어요. ㅋㅋ
    지금은 무슨 관광상품처럼 어디 놀러가면 쉽게 보이더라구요.
    나름 어른들을 위한 추억의 물건들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보니 괜히 반가운데요!

    • Favicon of http://yeojye.tistory.com BlogIcon 정리정돈 2008/04/28 1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불량식품 안먹어보고 큰 저희 또래가 있을까요..
      당이님도 그렇다면 내 또래..? ㅎㅎ
      이번주는 쉬는날도 있는데 한주 시작 잘 하세요~

  3. Favicon of http://b-70.tistory.com BlogIcon 난 자유인! 2008/04/28 2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인터넷에서 불량식품 셋트(종류별로 없는게 없음)로 판다. 만원인가.. ㅋㅋ

    아~ 예전엔 100원만 있어도 2~3가진 사먹었는데.. 지금은 젤 싼게 100원이니.. ㅋ
    50원짜리 쭈쭈바가 그립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