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들 사이에서 정말 같은 일 한다고 말하기 창피하고 제 살 깍아 먹는 행동은 단연 "무료 홈페이지 제작"입니다. 그리고 명칭 자체도 홈페이지가 아닌 웹사이트가 더 맞는 말이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아주 저가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거나 무료로 제공을 해주는 업체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고속도로에 붙은 작은 자신을의 웹사이트 주소는 없고 전화번호만 덩그라니 있는 조악한 현수막을 비롯해서 호스팅업체인지 홈페이지 제작업체인지 정체를 알수없는 괴이한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의 무식한 배너광고 등은 정말이지 답답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마치 쓰레기 드라마 '조강지처클럽'를 보는 느낌이라면 공감하실런가요?)

일단 무료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의 수익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호스팅 계약과 유지보수 계약을 하고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소위 탬플릿을 무료로 제공받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는 저가의 금액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합니다.

또한 아마 앞으로도 무료 홈페이지라는 말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무료(또는 저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뭐, 사실 이미 나와있기도 합니다.

호스팅 계약와 유지보수 계약은 동일하지만 AJax와 Flex등을 이용하여 각각의 요소들을 모듈화하여 사용자가 직접 Drag & Drop으로 홈페이지를 조합하는 형식으로 요소들의 디자인은 마찬가지로 탬플릿 형태로 제한적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일정 금액을 내고 디자인을 수정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홈페이지를 네이버 블로그 만들 듯 편리하게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나왔고 앞으로도 생길 겁니다.

여담이지만, 이런 무료홈페이지 제작 업체들은 유지보수를 하는데에 왜 경력자가 필요하느냐는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유지보수같은 단순한 일은 신입이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건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예전에 유지보수 팀장을 했던 경험을 잠깐 이야기 하자면 디자인팀에서 훌륭하게 완료시킨 웹사이트를 신입디자이너가 유지보수 하면서 숨이 멎을 듯한 팝업창을 달고 너덜해진 웹사이트로 재탄생 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속병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저가나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드는 업체에서는 고급인력을 쓸까요? 물론 탬플릿 자체는 이미 준비 단계를 거쳤기에 퀄리티가 있을 수 있지만 무료나 저가라는 특성을 미루어 보아 실제 작업해야 할 인력들은 신입이거나 몸값이 저렴한 디자이너들 뿐입니다. 게다가 결과물은 탬플릿이거나 모듈의 조합이 될텐데 그것이 과연 클라이언트에게 맞춤이 될 수 있는 건지도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단언하건데 customizing만으로는 절대로 identity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것을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해당 기업은 웹아이덴티를 포기하는 일이죠.

정말 형식적으로 약도와 전화번호만 알리겠단 의지 말고는 다른 해석은 되지 않습니다. 웹을 너무 쉽게 보거나 형식적으로만 취급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딱 그모양이지 싶습니다. 아이덴티가 없는 홈페이지는 당췌 어따 쓴다는건지요.

제일 화가 나는 것은, 이따위 무료 홈페이지를 외치는 많은 상식없는 제작 회사들 때문에 웹 작업자의 지위는 낮아져 버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무분별하고 무식한 싸구려 제작 광고는 앞으로도 계속 될 거란 불길한 예감입니다. 게다가 이런 무개념한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웹 작업자들의 노력과 수고는 묻혀버립니다. 일부 인식없는 사람들에게 내가 속한 직군은 마치 공장에서 기계 찍듯 홈페이지도 찍어낸다고 생각할까봐, 단순하게 찍어내는 하찮은 일로 취급 받을까봐 화가 납니다. 다른게 노동력 갈취가 아닙니다. 이딴 경영 마인드가 노동력 갈취죠. 이런식이라면 신입들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를 잃는 경우가 늘어갈 것입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카피에 대한 도덕성을 잃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건 마치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마당에 이런 상황에서 일하게 되는건 자유로운 사춘기 청소년을 억압하는것과 똑같습니다.

원가 개념은 참 중요한 말입니다. 그렇지만 원가를 어떻게 따질 건지는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물론 노임단가가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형식일 뿐입니다. 크리에이티브와 기획이나 에이전시의 마인드 문제들을 포함한다면 천차만별이라는게 맞는 말일껍니다. 무료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CEO의 생각으로 원가 개념을 따지자면 카피하는 시간 대충 해당 업체에 맞게 수정하는 시간으로만 계산이 되겠죠. 카피 하는 대상에 대한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리고 말입니다.

이런 무개념 CEO들이 왜 자신이 일하는 직군을, 사업을 왜 스스로 하찮게 만드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속된말로 먹고살려고 그러는건가요? 그러자면 이런 방식은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건가요? 당신의 자식에게 물려 줄 수 있는 당당하고 몇십년은 탄탄할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원가 개념이라는 것에 대한 진짜 개념은 머릿속에 탑재하고 계신건가요? 당신이 삽질하는 그 땅이 당신 무덤이 될 거라는 것도 아시나요?

앞으로 홈페이지 제작을 하는 기업은 트랜드를 만드는 진정한 "원가"가 무엇인지 아는 웹에이전시와 싸구려 경영마인드에 지배당하는 무료 홈페이지 제작업체로 구분되어 양 극단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어중간한 에이전시들은 문을 닫거나 싸구려 마인드로 변신하여 저가 홈페이지 제작업체나 호스팅 업체로바뀌게 되겠죠. 그리고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미서부의 금나와라 뚝딱하는 곳보다 기회가 많은 곳이 바로 WEB입니다. 웹이야 말로 무한한 창조의 공간이죠. 그 안에서 Gold보다 가치있는 보석들을 찾는게 우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분명 우물안에서만 눈앞에 보이는 작은 먹을 거리들만 바라보며 폴짝 거리다 굶어 죽는 개구리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웹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웹사이트일 것이고 아무리 블로그다 뭐다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고 해도 죽지 않는 것은 기업 웹사이트가 될 것입니다. 요즘은 간혹 회사 홈페이지가 곧 블로그인 경우도 많이 봤지만 블로그 만으로는 WI를 구현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블로그던 웹사이트이던 웹에서의 표현이 가능한 모든 것의 밑바탕에는 웹에이전시가 있습니다. 제발 거대한 거름종이나 채가 생겨서 웹에서 살아갈 자격이 없는 것(?)들을 걸러내 버렸으면 싶습니다.

정말 가치있는 이런 일들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고 진정 창조적인 직군으로 또 한번 거듭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안주하지 않고 항상 고민하며 발전하는 진정한 웹, 웹시장이 되길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현재 우리나라의 IT지원도 문제가 있습니다. 국비지원이라고 해서 정말 단기간에 쏟아져 나오는 IT작업자들이 불필요한 인력의 과잉을 가져오고 이런 문제가 무료홈페이지 제작 같은 어이없는 사업을 가능하게 하기도 합니다. 대단한 IT강국 대한민국은 지금 인력들의 옥석을 가리는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화려한 이력서에 뒤통수 맞아본 적이 있습니까? 없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풋)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정리정돈

Trackback : http://yeojye.net/trackback/126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MoveNext 2008/08/03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x 100 ㅋㅋ
    무료로 제작해주는 곳들은 대부분 말씀하신대로 유지보수나 호스팅에서 돈을 버는
    구조로 대부분이 되어있습니다.
    템플릿으로 화면 구조 몇 개에 게시판 3~5개 정도...
    시중에 나가면 30만원, 50만원, 100만원... 이 선으로 광고를 내니
    저희 아버지는 지금은 안 그러시지만 몇 년전에 요즘은 홈페이지 1000만원짜리 하고 있다고
    말하면 "무슨 홈페이지가 1000만원씩이나 해? 주변에 광고보면 몇 십만원밖에 안하던데..."
    ( 이러셨었습니다. 대부분 어른들이 잘 모르시기에 그렇게 생각하구요. )

    정말 이러한 현실에 작업자들의 가치가 완전 싼 인력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화가 나네요.
    외국에선 그나마 좋은 대우를 받는데 우리나라에선 싼 인력....
    지나가다 걷어차이는게 개발자(?) 이런 취급이니깐요. -_-;;

    • BlogIcon 정리정돈 2008/08/04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언어(?)가 되는 분들이나 능력있는 분들은 해외로 많이 가죠. 차리리 저도 기회가 되면 확 나가버리고 싶은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IT강국의 터무니 없는 뒷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댓글이 아까완 다르네요.. 비밀글이였는데..

  2. 유니 2008/08/04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예전회사에서 무지 저렴한 가격에 해주다보니...머이건..디자이너들만 죽어라 일하고..
    저렴해도 사람들 눈은 높아가지고 퀄리티 따지고 ..결국 인건비도 안나오고 힘만들고 머하는짓인가 했다..;;
    100만원짜리 10개 이런식으로 할바에 제값받고 1개 하는게 더 효율적일텐데..
    근데 업체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사람들은 어떻게든 저렴하게 할려고 하고 ,
    업체끼리는 퀄리티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을 하고 있어서 문제다...ㅋ

    • BlogIcon 정리정돈 2008/08/04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체적으로 이쪽 시장에는 접근 자체가 진입장벽이 없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되..
      말 그대로 "개나 소나"가 되버리는 상황인거지.. 진정 IT강국 대한민국이라고 떠들고 싶다면 물갈이 부터 하는게 맞는거 같기도 하고... 여튼 참 슬프다.. ㅎㅎ

  3. 송양 2008/08/05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지금 현실화 되고있는듯 ...나도..

    • BlogIcon 정리정돈 2008/08/05 1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속속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BlogIcon MoveNext 2008/08/06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송양은 저번에도 말했지만 아직은 회사에 그런 우려는 없을 듯 해요. 만약 저가형만 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라고 한다면 저부터 회사에서 없어질 겁니다.

    • BlogIcon 정리정돈 2008/08/06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회사의 앞날을 잘은 모르지만 레벨이 다른 두개의 사업군이 각자 잘 되면 좋지만 간혹 하향평준화 되는 경우도 봤던터라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진실은 저 넘어에...(응?;; )

  4. BlogIcon 지은아빠 2008/09/10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렀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초저가형 웹사이트를 외치는 대다수의 에이전시는 금새 숨통이 조여 사라지더군요. 하지만 그 사이 죽어나가는 진짜 인력들이 문제.ㅡㅡ; 제밥그릇에 재뿌리는 수많은 무개념 영업팀장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삽질중입니다.^^

    좀 다른 시각이긴 한데 한편 비싼 돈 받아먹고 제대로 마무리 안해주는 (or 대충 끝내주는) 에이전시들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당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겠죠. 돈은 돈대로 들고 남은 건 '300만원이 넘는 비싼' 웹사이트에 대한 불신..

    그런데 이 포스트 기간이 좀 많이 지났네요. 에잇. 그래도 등록합니다. ㅎㅎㅎ

    • BlogIcon 정리정돈 2008/09/11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늦은 댓글도 완전 환영합니다. :)
      지은아빠님 말씀처럼 사라지는 업체들도 많지만 불행하게도 하루살이가 기름통 메고 불길에 들어가듯 새로운 하루살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되는 듯 싶습니다.
      인력도.. ㅠ_ㅠ 어떻게 보면 희생당하듯 창의성이나 자율성을 표현할 수 없는 인력들에 대해서도 참 암담하기도 하구요.
      지은아빠님 말씀대로 나중에 포스팅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중저가 에이전시들도 문제가 많긴 합니다. 300~400만원이면 영세업체나 중소기업에는 적지 않은 돈이지만 그에 대한 바른 대우나 일처리를 해주지 않는 에이전시도 정말 많으니까요. 오히려 저렴한 것 보다 300~400만원의 웹사이트에 대한 불만이 더 크지 않을까도 생각이 듭니다.
      지은아빠님의 웹사이트는 오픈 하신지 얼마 안되신 것 같네요. 좋은 글들 기대하겠습니다.

  5. BlogIcon Taiwan patent trademark office 2008/09/29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용한 웹사이트. 매우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6. 지나가다... 2010/01/07 0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정말 백만퍼센트 공감입니다..
    요즘은 웹표준화 작업때문에 더더욱 저가형이 불가하죠...
    근데 무개념 에이전시들도 문제지만,
    왜 저가형이 맞춤제작과 다른지 클라이언트에게 설명해주는 일도 ㅡ.ㅜ 정말...
    어려운 용어 안쓰고 쉽게 쉽게 풀어 말씀드려도 외계어처럼 들린다는 주변분들이 정말 많아서요...
    매번 의뢰나 상담 받을때마다 우리나라가 말이 인터넷 강국이지만...흑...
    어렵고도 힘든...웹질인생...

    • BlogIcon 정리정돈 2010/01/08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에는 그러면 안될 에이전시들도 많이 가격을 내려서 입찰 들어가는 것들 보면 뭔가 좀 씁쓸하기도 하죠..
      이미 그렇게 되버린 것들에 대해서 다 같이 자기반성을 해야 할 때인거 같습니다. ^^;;
      공감하는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